볶음밥, 토요일 by saltyJiN

며칠 전 근처에 볼일이 있어 코리아타운에 들렀다가 한국식 중국집 볶음밥이 생각나 중국집을 찾았다.
볶음밥 때문에 찾긴 했지만 역시 중국집 하면 자장면과 짬뽕을 빼놓을 수 없는 법. 나처럼 양다리 걸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콤보 메뉴가 있었고
난 볶음밥과 자장면이 함께 나오는 걸로 주문했다. 먼저나온 1/2인분 자장면은 깔끔하니 가끔씩 먹기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장면을 거의 다 비워갈 무렵 딱 반인분이라 보기엔 어려운 제법 푸짐한 양의 볶음밥이 김을 모락모락 피우며 등장했는데 아뿔싸, 볶음밥 접시의
반을 채우고 있는건 자장 소스! 볶음밥에 자장 소스가 나올줄 알았다면 자장면 말고 짬뽕 세트로 시키는건데... 자장면의 자장까지는 좋았는데 볶음밥에
자장을 곁들여 먹으려니 버겁더라. 볶음밥은 불맛이 제법 강했으니 뜨끈한 맛에 먹긴 했지만 그 자체론 다소 심심하고 기름진, 배부르거나 식으면 달리
생각나지 않을 그런 맛 이었다. 볶음밥 먹으러 들어왔다가 자장만 미련 없이 먹고 나왔다. 간만에 썩 유쾌하지 못한 배부름을 느꼈다.

*

12월 말부터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다소 고단하지만 벌이는 짭짤한 편이다. 그래봤자 이제 겨우 빈민층에서 하층 서민으로 턱걸이 수준이지만.
간만에 보는 돈맛과 나도 이제 일다운 일을 한다는 뿌듯함에 어깨와 허리 통증도 꾹 참으며 하고 있긴 하지만 걱정이 드는건 사실이다.
암만 벌이가 좋다고 한들 내가 버는건 그래봤자 한계가 있고 내몸 간수 못하면 일도 못하게 되고 노동시간=급료인 나는 수입 제로. 게다가 여기서 의료문제가
발생하면... 치료비 감당 못할 듯. 거창하게 적었지만 심한 육체노동을 하고 있는건 아니다. 워낙 체력이 빈곤하기에 떠는 엄살일 뿐.

*

요즘 생활 패턴은 17시부터 2-3시 일. 일터에서 끼니 때우고 집으로 오면 4-5시. 7시 전후 취침. 14-15시 기상.
바라는 건 점심무렵 다운타운에 나와 느긋하게 카페인 섭취좀 하며 시간 보내다 배좀 채우고 여유롭게 일 가는건데 근 한달동안
실천에 옮긴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건 일터 가까이에 괜찮은 커피집이 있어 여유를 즐길 틈은 없지만 그래도 간혹 한잔 쭉
들이키고 일터로 향할 수는 있다는 것.

*

이번주는 월-금 일하고 주말 이틀을 쉬게 되었다. 금요일은 바빴다. 집에오니 토요일 아침 5시 반. 평소같으면 씻고 한두시간
블로그 이웃들 새 글좀 보다가 잘텐데 잠시 침대에 몸을 눕힌다는게 그대로 뻗어버림. 눈뜨니 10시 반. 씻지 않고 잠들었다는 죄책감에
일단 씻고 간만에 일찍(?) 일어났으니 하루를 만끽해보자! 하는 마음에 외출할 준비를. 허나 막상 씻고 나니 나가기 귀찮아지기도 하고
워낙 굼떠서 나가면 어떻게 돌아야 동선이 효율적일까, 필요한게 뭐가 있더라 미리 생각하고 나간다는게 되려 발목을 붙잡아서 결국
집을 나선게 12시 반인가. 여자라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바깥 한번 나가는데 이리도 시간이 걸리는지. 그나마 다행인건 2, 3시쯤 일어나면
나갈까 말까 나갈까 말까 나가면 어디를 갈까 어디부터 갈까 거기를 갈까 저기를 갈까 거기 가면 다음 목적진 어디로 잡아야 하나 등등
쓸데없는 고민들을 하다보면 해가 뉘엿뉘엿... 그럼 결국 '내일은 꼭 일찍 일어나서 나가야지.' 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다반사.

*

습진인지 단순 건조인지 모르겠지만 코끼리 피부처럼 변해가며 멋대로 갈라지는 손에 바를 연고도 샀고 이전부터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구멍가게
와플도 먹었다. 작년 말부터 들러보고 싶었던 신장개업 커피집에 드디어 발도장을 찍었는데 화창하고 따뜻한 주말 오후라 사람이 많아 가볍게 들이키고
가까이의 또다른 평좋은 집에서 글을 작성 중. 무선 인터넷이 되는 집인데 내 넷북에선 무슨 문제인지 제한된 연결이다.

*

지금은 토요일 오후 4시 37분.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한다. 일터에 자주 들러주는, 옆자리의 여성들과 금새 친해져 어느새인가 함께 술을 푸고 있는
2세 횽아들이 날 제대로 한번 술독에 빠뜨려 주겠다고 내 쉬는 날까지 묻더만 연락이 없다. 술김에 한 말인건 알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삼일 정도를
술만 먹음 그 말을 하길래 내심 기대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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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osolee 2010/01/17 14:07 # 답글

    새로운일이 괜찮으시다는 건 다행이지만 그래도 새벽에 일하신다는게 힘들어 보이세요ㅠㅠ
    몸 잘 챙기시면서 일 열심히 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
  • saltyJiN 2010/01/17 17:33 #

    일반인(?)과 생활 시간대가 다를 뿐, 수면 시간 쪼개가며 새벽일을 하는건 아니니까 아직은 괜찮아요.
    이래저래 몸간수만 잘 하면 여러모로 득이 되었으면 되었지 손해 볼 일은 아니니 열심히 해야죠.
  • 쫑깽 2010/01/17 14:25 # 답글

    몸 간수 잘하고...
  • saltyJiN 2010/01/17 17:33 #

    운동... 싫어......
  • beloveul 2010/01/29 15:10 # 답글

    ㅋㅋㅋ 마지막 부분.... ㅋㅋ 니가 먼저 연락해봐 2세 횽아들한테 ㅎㅎ
  • saltyJiN 2010/01/29 18:36 #

    위 글을 쓰고 일주일 후에 만났는데 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은지 정신 없더라.
    새로운 사람과 금새 친해지지 못하는데 게다가 그 친구들이 한국말보다 영어가 편한 사람들이 많아서 영 적응이...
    그냥 소수인원의 아는 사람끼리 노는게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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