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629 Montreal D5 저녁 3/3; Dancing King by saltyJiN

농담이었다. 단순히 문이 잠겨있었던 듯, 그가 손을대자 문은 바로 열렸다. 다시 차에타고 목적지로 향하며 이번엔 조금 더 본격적인 게이토크(?)가 이어졌다.
운동하러 다니는 짐에 수영장이 있어 수영하는 사람들과 샤워를 같이 쓰는데 수영으로 다져진 남자들보면 미치겠단다. low rise의 수영팬티를 입고
탄력 넘치는 엉덩이를 흔들며 걷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제발 벗지마! 벗으면 깨물어 버릴지도 몰라!!'라고 속으로 외친다고. 이야기는 점점 강도가
높아져 남자간의 침대위 이야기로 발전했고 나는 들으며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냥 하하하 쿨하게 재밌다고 웃어넘겨주고 싶었다. 사실 조금 웃기기도
했다. 헌데 릭이 자꾸 은근슬쩍 나를 떠보는게 아닌가. '너도 한 번 맛보면 분명 좋아하게 될거야'라는 식으로 자꾸 찔러보는데 이건 썩 유쾌하지 못했다

낮에 보던 곳들과는 조금 다른, 날이 어두워서 더 그런건지 동네 분위기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나중에 알았는데 낮에도 와본적 있는 게이의 거리,
Village 근처였다.) 목적지 옆에 차를 세우고 지하로 들어가니 구조는 크게 특이할 게 없는데 눈에 띄는건 안의 사람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구석의
테이블에 앉았다. 곧 근육질의 흑인이 와서 음료를 묻는다. 무난하게 병맥주를 시켰다. 찬찬히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가게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소규모 클럽정도의 크기일까? 중앙에 일자로 무대가 뻗어있고 무대의 맨 앞에는 폴이 있다. 무대를 두고 ㄷ자 형태로 손님들이 자리잡고 있고 무대 맞은편에는
bar가 있다. 11시 조금 전이었지만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고 모두 통털어 열명 남짓 있었을까? 둘이 오는 경우도 있고 혼자 온 손님들도 있었는데 대체로
나이 많은 분들이 혼자 오시고 여기서 나이가 많다함은 정말로 흰 수염이 지긋한 할아버지. 60은 가뿐히 넘겼을 듯한 분들이 서넛 계셨다. 손님들의 연령대도
20~70대로 다양했고 당연하지만 모두 남자.

무대에는 여러명의 댄서들이 번갈아가며 때론 부드러운, 때론 과격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처음엔 바지 뒤를 내려 엉덩이는 까고 있더라도 앞은 가렸었는데
갈수록 점점 농도가 진해지더니 후엔 입고 나와도 금새 훌러덩 훌러덩, 크고 굵은 프랑크후르트를 소중히 쓰다듬고, 남달리 유연했던 어떤이는 자신의 혀를
갖다대기도 하고... 낮에 먹었던 핫도그가 올라올 뻔 했다. 댄서들은 다섯명 정도 있었을까? 번갈아 가며 나오는데 호리호리한 미소년형부터 바늘로 찌르면
바늘이 구부러질 듯한 마초까지. 춤은 춤이라기 보다는 쉽게말해 영화보면 그런 무대에서 여자들이 보여주는 도발적인 움직임의 남성판. 간혹 조금 고상한
음악에 맞춰 행위예술 비슷하게 연출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물론 전라로. 솔직히 말해서 조금 가리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 사실 대놓고 다 보여주는 것 보다는
보일듯 말듯 사람 애타게 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이랄까, 거시기한 감정을 느끼는게 아닌가. (그렇다고 이들이 보일락 말락한다 해서 내가 흥분한다는 건 아님)
근데 이건 첨부터 훌러덩 벗어재끼곤 시종일관 그걸 조물락 거리니 조금 아름다울 뻔 하다가도 어이없는 웃음만 나올 뿐이다. 예술과 포르노의 차이라는게 이런걸까?

그런가하면 거의 곡예에 가까운, 이거 말고도 저정도 테크닉이면 다른 일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폴 테크닉을 구사하던 친구도 있었다.
순수한 의미에서 입이 벌어지더라는. 그런걸 그냥 아무 말 없이 한시간 가량 계속 지켜봤다. 뭐 달리 이걸 보며 할 말도 없었거니와. 사실 금방 질리기도 했었지만
내가 보러 오자 해놓고는 금방 나가자 하기도 그렇고, 무엇보다 동행자가 그쪽 계열이다 보니 "이런거 못봐주겠다. 나갈란다." 이럴 수도 없는 일이고.

여기서 잠깐 게이바의 시스템(?)에 대해 잠시 짚어본다. 물론 한 곳밖에 가보질 못했기에 전부가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대개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댄서들이
자신의 춤이 끝나면 무대에서 내려와(엄밀히는 무대 뒤로 돌아나와) 혼자 온 손님 옆에 앉아 말벗이 되어준다. 재밌는건 둘이 온 자리에는 절대 오지 않는다. 괜한
질투심을 유발하지 않기 위한 암묵의 룰인 듯. 그렇게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손님과 댄서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의 어느 한 구석으로 사라진다. 두세번 보았는데
모두 흰수염 지긋한 영감님들이었다. 내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오면서 릭에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얼마의 팁을 주면 화장실등에서 앉혀두고 바로 코앞에서
춤을 춰 준다고. 이때는 가벼운 터치도 가능하다고 한다. 대략 5분정도 지나면 자리로 돌아오더라. 재미좀 보셨쎄요?

색다른 경험이긴 한데 이건 참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다. 똥씹은 얼굴을 하고있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너무 활짝 핀 얼굴을 하고있으면 바로 오해를 살테고.
나름 벙 찐 얼굴을 하고있었다고는 생각하는데 자꾸 릭이 찔러본다. 나에게서 미소를 볼 수 있다고, 너도 저정도는 출 수 있지 않겠냐고. 대체 뭘 근거로 삼는거지.
한두번도 아니고 한 서너번은 들은 것 같다. 그렇게 한시간 가량을 조용히 보다가 이날따라 아침 일찍 움직였기에 슬슬 피곤이 몰려왔다.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이만 가봐야 겠다고 하고 함께 밖으로 나왔다. 나와보니 바로 앞에 지하철역이 있었기에 그냥 지하철 타고 가겠다 했더니 데려다 주겠다고. 사실 피곤하기도 하고
지하철 갈아타기도 귀찮고 한번은 형식상 사양했다 다시 그의 차에 탔다. 돌아오는 길에 이거저거 권유랄까... 초대?를 많이 받았는데, 앞으로 종종 몬트리올에
놀러오라고. 자신의 집에 묵어도 돼고 그게 싫으면 시내에 괜찮은 호텔을 잡아주겠다고. 그리고 함께 남미여행은 어떤지, 태국에 같이 가보지 않겠냐, 크리스마스에
어딘가 여행가지 않겠느냐 등등... 내일은 자기 쉬는날이니 차로 여기저기 구경 시켜주겠다고, 그리고 저녁엔 좋아하는 이탈리안 음식점이 있으니 가자며 내일 전화
할거냐고 묻는다. 안그래도 요즘들어 파스타가 땡기고 맛있는 이탈리안을 먹어보고 싶던 터라 반은 진심으로 "Sure."이라고 답했지만 어딘가 불안했는지 두번, 세번
묻는다. 정말 내일 연락할거냐고, 이탈리안 갈거냐고. 역시 시원스레 "Sure."하곤 그의 차에서 내렸다. 돌아오니 12시 조금 넘은 시간. 피곤해 대강 양치하고 얼굴에
물만 묻히곤 뻗었다.

어느 부분에 적어야 하나 흐름을 엿보다가 결국 놓쳐서 위에 적지 못했는데 게이바에서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맴도는 그의 명언(?)이 있었다.

1. 처음 음료를 묻던 근육질의 흑인은 십수년간 댄서로 활동했던 분이란다. 그런데 저친구 그게 엄청나게 크다고. 평소엔 엉덩이 뒤로 말아놓고 다닌다고...
근데 자긴 그렇게 큰건 싫단다.

"그런건 내 vagina에 들어가지도 않는다구."

뭐라고!?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이전에... 당신한테 그게 있기나 하단 말이야?!!!



2. 댄서들을 보며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작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들어 이 가게 기울고 있다며. 대체 어디서 저런 애들을 뽑아온건지,

"심지어 쟤네들 반은 진짜 게이도 아니라고."

내눈엔 다들 뼛속까지 게이로 보이는데... 그게 보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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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검은곰 2008/07/13 15:28 # 답글

    아... 심지어 쟤네들 반은 진짜 게이도 아니라고에서 폭소를 참을 수가...; ㅂ;)
  • saltyJiN 2008/07/13 15:37 #

    빠른 덧글에 깜짝. 저도 속으론 비슷하게 반응했지만 어떻게 묻기도 그렇고... '감'이겠죠. 오랜 세월로 다져진.
  • 딸기뿡이 2008/07/13 23:49 # 삭제 답글

    맙소사... 완전 리얼한 게이 토크에도 눈이 반짝.. 게이 바에서 벌어진 생생한 일들도..... 너무 흥미진진해요.
    한가지 신기하게 느껴지는 건.... saltyJin님이 게이바에 먼저 가자고 해서 그런지(게이가 아니라지만 자신이 구슬리면 어떻게 해 볼 요량은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서일까요) 자신의 적나라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네요. 그리고 자꾸 saltyJin님에게 찔러보셨다는 것도.... 이 이야기는 이제 여기서 끝인 거죠.. 아아 서운해라....
  • saltyJiN 2008/07/14 02:04 #

    전 호기심에 얘기한건데 그쪽에선 제게 '게이본성'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건지 그걸 끄집어 내려고 부단히도 애쓰더라구요.
    왜 자기가 자기살을 깎아 먹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안타깝기도 했구요. 본인이 처음부터 그런 적나라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상대는 '게이는 다들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텐데.
    물론 남녀의 이야기가 남남으로 바뀌었다는 것 뿐이긴 하지만 그래도 초면에 그렇게 적나라하게 나오는건 좀...

    그가 사업차 제가 있는 동네에 가끔씩 들른다고 했으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는 있습니다만... 정말 그걸 원하시는건가요!!
  • beloveul 2008/07/14 00:33 # 답글

    재미있었게는데, 그나저나 너의블로그에서이런 종류의 글을 볼줄이야 놀라울 따름.
    릭이랑 계속 만나다간 오해 받는거 아냐? 확실히 선 그어~
    예전에 나한테 하듯이 다리 올리거나 그러면 릭이 바로 덮칠지도 몰라~
    너 술먹으면 과격해지니깐
  • saltyJiN 2008/07/14 02:06 #

    나도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데에 놀라울 따름.
    그리고 다리는 올린게 누군데 -_-;;
  • garoora 2008/07/14 22:10 # 답글

    으아 단숨에 다 읽었어요.방에 같이 들어가실땐 좀 무서웠스빈다;;
    제 친구도 몇년전에 그리스에 배낭여행 갔다가 비슷한일이 있었어요.사우나였던가? ㅋㅋ
    근데 저 이제까지 saltyJin님 여잔줄 알았는데..미치도록 귀여운 남자분이셨네요.오마나
  • saltyJiN 2008/07/15 13:56 #

    몬트리올도 사우나가 유명하다는 얘기를 가이드북에서 얼핏 봤었어요. 게다가 동성애자의 거리에 집중되어 있다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요.
    그 동네에 붙어있던 남자들 몸에 비누거품 붙어있는 포스터가 사우나 광고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만. 그나저나 사우나에서 그런 일이라니 매우 본격적이군요!!!
    친구분의 이야기도 궁금해지네요. ㅎㅎ
    그리고 이걸로 두분째... 정말 전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걸까요!? 귀여... 그건 그의 취향에 맞았다는 이야기일 뿐, 객관적으로 받아 들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 saltyJiN 2008/07/18 15:47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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